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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 글로벌 스타를 향해] (6-1부) ⑤ 세계 일류를 지향하라 전자신문 IT/과학 보도일|2009.06.06 조회수|2988


[SW 글로벌 스타를 향해] (6-1부) ⑤ 세계 일류를 지향하라
기사입력 2009-02-27 

이런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바로 기업의 꿈이다. 필요한 제품일수록, 흔치 않을수록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흔치 않기 때문에 이익도 더 많이 거둘 수 있다. 우리나라도 이런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하는 것이 가능할까. 이런 SW만 개발하면 세계 시장을 주름잡는 것은 문제없을 듯하다.

SW 분야에서는 후진국으로 불리는 우리나라기에 꿈 같은 이야기로만 들린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이런 SW를 개발하는 기업이 여럿 있다. 아직은 세계 시장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기반을 다지고 브랜드를 알려간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필요하지만 흔치 않은 SW’를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우리 SW=데이터를 갖고 있는 모든 기업과 기관의 필수 SW로 자리 잡은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이 분야에서 한국이 상당한 위상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흔치 않다. 심지어 국내에서도 오라클과 같은 글로벌 기업이 시장을 주름 잡고 있어서다.

그러나 시스템의 핵심으로 쓰이는 DBMS를 개발하는 기업이 있는 나라는 오라클과 MS가 있는 미국을 제외하면 사실상 한국이 유일하다. 

엔터프라이즈 SW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DBMS의 핵심 기술을 보유한 나라가 미국과 한국이라는 뜻이다. 그것도 쟁쟁한 기업들이 4개나 있다. 알티베이스·큐브리드·티맥스소프트·리얼타임테크가 그 주인공이다. 오라클과 MS보다 규모가 작고 개발 역사가 짧아서 아직 세계시장에서 어깨를 겨루지는 못하지만, 세계 시장에서 이들을 알아주기 시작한다면 그 성장률은 엄청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DBMS 시장은 현재 233억달러 규모로 추정되고 있으며, 2016년에는 연평균 8%가량 성장해 432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중 1%만 해도 4억달러(6000억원) 규모다. 기업들이 다각화될수록 경쟁으로 인해 고객들은 가격과 성능 면에서 많은 이익을 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시장에서도 국내 DBMS 기업들의 진출은 유익한 일이다.

DBMS뿐이 아니다. 보안 분야에서는 한국 기업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는 사례가 많다. 문서의 중요한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는 문서보안 DRM은 세계적으로도 플레이어가 몇 안 된다. 게다가 해외 DRM 시장은 이미 2005년 본격적인 성숙기에 접어들었지만,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선두기업은 아직 출현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승부를 걸어 볼 만한 분야라는 것이다.

글로벌 DRM 솔루션 기업으로는 어도비와 EMC, 오라클 등 대형 기업용 콘텐츠관리(ECM) 기업들이 DRM 전문 기업을 인수합병하면서 DRM 단독 기능보다는 전체 보안 인프라의 핵심 기능의 일환으로 DRM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추세다. 현재까지 DRM에만 집중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미국 DRM 기업인 리퀴드머신스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이에 비해 국내에서는 마크애니·파수닷컴·소프트캠프·두루안 등 전문기업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성과를 올리기 시작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중국·인도네시아 등지로 DRM 수출을 진행하면서 브랜드도 차츰 알려가는 상황이다.

파수닷컴은 정부 공공기관과 주요 대기업은 물론이고 제조, 금융, 인터넷포털 등 국내외 다양한 업종 650여기업에 DRM 솔루션 및 서비스를 공급하며 세계 최다 구축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세계적으로 SW 테스팅 관련 이슈가 부각될 것으로 전망하고 프로그램분석툴인 스패로우도 개발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마크애니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이름을 알리고 올해 매출 200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마크애니의 워터마킹 솔루션도 주목받는 분야다. 워터마킹은 누가 어디에서 문서와 정보를 유출했는지를 추출해 낼 수 있는 기술이다. 최근에는 음반 분야에서도 큰 관심을 기울이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SW가 됐지만, 세계적으로 전문 기업이 톰슨. 디지마크.필립스 등 5개밖에 없다.

세계 일류 상품도 주목할 만하다. 지식경제부는 매년 세계 일류 상품을 선정하고 있다. 세계시장 점유율이 5위 이내에 들어가는 점 등을 인정해 지식경제부 장관이 ‘세계일류상품 선정 및 제도운영에 관한 요령’ 제7조 및 제8조의 규정에 의해 선정한다. 2000년 초반까지만 해도 이들 일류상품에는 반도체와 부품을 비롯한 HW가 모두 휩쓸었다. 그러나, 2005년 DRM 솔루션과 컴퓨터 바이러스퇴치 SW(백신)가 처음으로 일류상품에 지정됐다.

이후로, 2007년에는 메인 메모리 DBMS와 무선공개키 기반구조 인증시스템이 선정됐으며, 반도체 제조공정 결함분석 SW 중소제조업용 생산정보화SW 그 중요성과 세계 시장 점유율을 인정받아 지정됐다. 2008년에는 토목·건축 구조해석 및 설계용 소프트웨어가 대한민국이 보유한 세계 일류상품에 선정됐다.

◇한국 레퍼런스 무엇보다 중요, 정부가 먼저 국산 SW 사용해야 = 세계 시장에서 겨뤄볼 만한 제품들이 있지만, 이들이 세계 시장에서 진정한 펼치는 데 가장 큰 지원군은 바로 국내 레퍼런스다.

국내 공공기관, 국내 대기업이 이들 제품을 얼마나 잘 써줬는지에 따라 세계 시장에서도 이들의 성패가 판가름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바일용 SW 분야에서 국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휴대폰에 채택됐다는 것만으로 세계 휴대폰 업체들이 어느 정도 실력을 인정해주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정부가 SW 수출 지원을 위해서는 누구보다 앞장서 국산 SW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는 시각도 이러한 관점에서 나온다.

DBMS를 중국에 수출한 알티베이스도 국내 주요 통신사 레퍼런스가 없었다면 수출이 불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제품이 좋다고 무턱대고 외국 나가서는 성공할 수 없고 국내에서 중요한 레퍼런스를 쌓아야 해외에서도 대접받는다”는 김기완 알티베이스 사장은 “중국에 수출을 그동안 많이 해 왔는데 그것은 중국 고객이 우리 제품을 믿어서가 아니라 우리나라가 앞서있는 통신 인프라에서 검증된 것이라서 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과 일본은 가깝고 풍토가 비슷해 일단 수출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며 “중국과 일본을 공략해서 올해 수출을 매출 대비 20%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국내 레퍼런스는 세계 시장에서 충분히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여력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강태헌 한일IT경영협의회장은 “해외에 나가기 위해서는 홍보를 하기 위해서도 또 오랫동안 싸울 체력을 기르기 위해서도 국내 사업 기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공공기관이 앞장서 국내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여러모로 수출 장려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